영화 '업그레이드'로 통해 본 인공지능(AI)의 부작용
영화 '업그레이드'로 통해 본 인공지능(AI)의 부작용
  • 천선우 기자 bluecat@dailyenews.co.kr
  • 승인 2020.01.10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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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업그레이드' 포스터. (사진=블룸하우스 프로덕션) 

[데일리e뉴스= 천선우 기자] 인공지능(AI)의 시대가 오고 있다. 올해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선 인공지능이 화두로 떠올랐다. 국내 기업으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서 라이프스타일의 혁신적 변화를 기조로 다양한 생활가전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AI 분야는 가까운 일상을 중심으로 통신·의료·금융·게임·제조업 등 융합을 통해 개발·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딥러닝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인간에게 윤택한 삶을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AI가 도래한 미래 생활의 모습은 어떨까.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선 아직까진 미지수다. 일상에 제한적으로 사용되거나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영화 '업그레이드'에선 AI가 상용화된 미래 생활상을 그렸다. 정확한 연도나 시점은 나오지 않는다. 다만 먼 미래의 모습은 아니다. 주된 배경은 가까운 미래의 첨단 기술들이 도입된 도시다. 상공엔 무인 드론이 떠다니고, 지상엔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주행한다. 가정집에는 AI 비서가 모든 가전을 제어하고, 일상 전반에 관여한다.

주인공 '그레이'는 전형적인 아날로그 신봉자다. 반면 주인공의 여자친구 '아샤'는 AI를 다루는 첨단 회사에 근무한다. 인물 구성 간 극적인 대비로 이들의 생활상은 확연하게 차이가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은 차 수리를 직접하는 등 자동화 관련한 기술 양식을 일체 거부한다. 반면 아샤는 자연스럽게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인다. 나아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도 보인다.

스토리는 한 사건을 매개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그레이와 아샤는 자율주행차로 집에 귀가하던 도중 AI 센서가 오작동을 일으켜 사고가 발생한다. 그레이가 물리적으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차는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속도를 높여 충돌이 일어난 것. 또 주행 경로는 이상하리만큼 도심 속 외진 곳으로 설정됐다. 해킹을 당한 것이다. 이어 갱단이 등장해 아샤는 죽고 그레이는 살아남게 되지만, 척추 신경 손상으로 사지마비의 상태에 이른다.

자율주행차 사고는 영화 속에서만 등장한 일이 아니다. 2018년 3월 애리조나에서는 우버(Uber)의 자율주행 자동차 볼보X90이 사람을 치어 숨지게 했다. 그 전인 2016년 5월에는 테슬라 세단 S의 보조 운전 기능이 사고를 일으켜 운전자가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당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를 놓고, 자율주행 기술의 한계를 이해하지 못한 운전자 책임이라며 테슬라는 잘못이 없다고 발표했다.

다른 문제도 있다. 사생활 침해 문제다. 영화 속에는 무인 정찰 드론이 떠다니며 시시각각 시민들의 인적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한다. 드론은 이미지로 범죄 전과를 분석하고, 축척된 개인정보를 경찰에 여과 없이 제공한다. 이외에도 수집된 영상은 언제든 리플레이가 가능하고, 특정 시민을 표적으로 선정할 경우 24시간 따라다니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엔 '딥페이크(Deepfake)' 기술도 논란을 빚고 있다. 딥페이크는 AI 기술인 딥러닝을 통해 특정 인물의 얼굴을 영상에 삽입해 마치 컴퓨터그래픽(CG)처럼 자연스럽게 구성한 영상 합성 편집물이다. 문제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포르노나 비방 목적의 합성 등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보고서도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딥페이크의 대한 법·제도적 대응방안' 보고서를 발간하고 딥페이크의 문제점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딥페이크의 산업적 잠재력을 키우면서 그 위험성을 차단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적, 법·제도적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 딥페이크의 위험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식별기술의 개발이 선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도화된 AI가 인류를 위협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앞서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인류의 발전은 생물학적 진화로 속도가 제한돼 AI의 발전 속도와 경쟁할 수 없을 것"이라며 AI가 인류의 종말을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가 위험을 피하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영화 업그레이드도 지능을 갖춘 AI의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그레이는 차후 수술을 통해 인공지능 칩 '스템'을 척추에 이식한다. 스템은 손상된 신경망을 전자적 기질로 연결시켜 정상인처럼 걸을 수도, 움직일 수도 있게 만든다. 그레이는 결국 스템의 탁월한 학습능력과 계산능력을 이용해 갱단을 제압하고 복수에 성공한다. 

그러나 그는 자율주행차 사고를 비롯해 지금까지 모든 과정이 스템이 자신의 몸에 이식하기 위한 계획이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좌절하게 된다. 그레이의 의도까지 파악한 스템은 그의 신체 모든 기능을 장악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스템은 그레이의 정신까지 모두 장악하고 이렇게 말한다. "그들은 감시망에서 벗어나게 해줬지만 동시에 저에게 자율권을 주었어요. 전 더이상 당신의 승인이 필요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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