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서 한국이 독일을 꺾으면서 패색이 짙던 멕시코가 16강에 진출하자 멕시코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들과 우리 국민들은 엉겁결에 감사와 칭송 세례를 받았다.
28일 멕시코 폴랑코에 있는 건물에 입주한 삼성전자 사무실에 다른 현지 기업 직원들이 몰려와 "한국, 고마워요"를 연호했다. 몬테레이에 있는 기아차 공장은 이날 2시간 동안 생산라인을 멈추고 전 직원이 구내식당에서 멕시코와 스웨덴 전을 시청했다.
멕시코가 스웨덴 전에 패해 분위기가 순간 험악해졌지만 이내 한국의 승리 소식을 접한 공장직원들이 한국 주재원들에게 감사와 칭송을 건네며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특히 현지 기아차 관계자는 "하이네켄에서 맥주 한 트럭, 펩시에서 과자 한 트럭을 각각 보낸다고 하고, 현지 식당에서 기아 사원증만 보여주면 무료식사를 제공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일부 시민이 대리점 앞으로 몰려와 한국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자동차 연관 기업의 한 법인장은 "고객사들이 '우리 물건을 더 주문하겠다'는 말을 건넸다"면서 "실제 매출 증대로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에 근무하는 박미미 씨는 점심을 위해 식당에 가는 길에 멕시코인들로부터 해바라기 꽃다발을 받았으며, 교민 김설하 씨는 운전 중에 멕시코인들로부터 '감사해요 코리아'라는 말을 수없이 듣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교민과 주재원들은 "멕시코가 스웨덴 전에서 승리했더라면 한국과 멕시코가 함께 16강 전에 동반 진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하며 "얼떨결에 멕시코 국민 영웅이 됐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