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항공업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벼랑 끝'
바람 잘 날 없는 '항공업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벼랑 끝'
  • 최형호 기자 rhyma@dailyenews.co.kr
  • 승인 2020.01.2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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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노선 줄이고 中 노선 늘렸지만··· '실적 타격' 불가피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으로 각 항공사들마다 중국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하면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각 항공사들마다 중국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하면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e뉴스= 최형호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난데없는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각 항공사들마다 중국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한 것. 이 때문에 일본 노선 수요 감소를 중국 신규 노선 확대로 실적을 만회하려던 항공업계의 계획에 적신호가 켜졌다.

새해를 기점으로 지난해 부진한 실적 반등을 노린 항공업계에 타격 또한 불가피하다. 현재 항공사들은 중국 여행객 취소율이 높아지자 환불 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안 외에 뚜렷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대응책 마련에 나선 상태지만 현재까진 상황만 지켜볼 뿐 실적 반등을 노릴 만한 어떤 요소도 없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장기화되면 항공사의 중국 운항 중단 또한 길어지기 때문에 매출 타격을 피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항공사들은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지난해 반일 감정 등으로 일본 노선을 줄인 만큼 중국 노선을 확대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중국 여행객들의 취소가 잇따르면서 설 연휴 기간을 기점으로 탑승률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항공이 지난 설 연휴 기간 이전 집계한 30여개 중국 노선 전체 평균 예약률은 57%였으나 예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실제 탑승률이 급감했다.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항공업계는 대한항공이 지난 2004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때와 비슷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사스가 한창이던 2004년 3분기 대한항공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급감하는 등 사상 최악의 실적을 냈다.

앞서 대한항공은 중국 당국이 우한공항의 모든 국내·국제 항공편 운항 불가를 결정하면서 지난 24일부터 31일까지 해당 노선 운항도 중단한 상태다.

대한항공뿐만 아니라 중국을 운항하는 항공사들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창궐로 인한 여행객 취소, 이에 따른 수수료 없는 환불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중국 노선의 공격적인 확대에 나선 항공사들의 매출 급감은 피할 수 없다는 게 항공업계 중론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중국 노선 확대에 따른 전체 매출 중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을 보면 아시아나항공 19%, 제주항공 15%, 대한항공 13%, 티웨이항공 4%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설 연휴 기간 중국 노선 예약률은 72% 수준이었으나 취소 승객이 예약 승객 수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항공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중국 운항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아직 사태 초기여서 매출 감소에 대한 정확한 수치가 나오진 않았지만, 중국 여행객 취소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제주항공은 지난해 11월 이스타항공 인수로 중국노선을 공격적으로 확대해왔기에 여행 취소가 확대되면 올해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현재 제주항공은 10개, 이스타항공은 9개의 중국 노선 중 각각 운항 중이다. 제주항공은 상대적으로 우한과 인접한 지역인 장자제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했으며, 취소 시 1~2월 출발편의 환불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이스타항공 또한 예약 취소율이 30~40% 수준으로 전해졌으며 중국 노선 운항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중국 노선의 환불 수수료는 2월 항공편까지 받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현재까지 상황만 지켜볼 뿐 예약 취소 시 수수료 면제 외엔 별다른 대응책이 없다"며 "상황이 나아지는 대로 정상 운항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어서울도 중국 노선(인천~장자제, 인천~린이)의 운항을 모두 중단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우한 폐렴우려가 확산하면서 관련 문의가 많은 상황"이라며 "여행객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 노선을 공격적으로 확대한 티웨이항공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회사 존폐를 걱정할 위기에 놓였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일본 노선 수요 부진에 따른 업계 전반에 걸친 하락세가 적자지속의 주요 원인"이었다며 "공격적으로 노선을 확보한 중국 운항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차질을 빚게 되면서 올해도 전망은 밝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티웨이항공은 다른 항공사들처럼 중국 운항을 잠정 중단했고 취소 수수료 또한 면제해주고 있다.

이밖에 에어부산, 진에어 역시 중국 노선 항공편 취소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항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는 됨에도 불구,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지켜 볼 뿐 어떤 대책이 없다고 우려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아직 초반이어서 정확한 수치를 나타낼 수 없지만 설 연휴에 발생한 상황이어서 예상보다 매출 타격이 훨씬 클 것"이라며 "일본 노선이 급감한 대신 중국 노선을 증설해왔기에 상황은 더욱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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