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아시아나항공 타고 날기도 전에 추락하나
HDC현산, 아시아나항공 타고 날기도 전에 추락하나
  • 전수영 기자 jun6182@dailyenews.co.kr
  • 승인 2020.04.0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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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전 세계 항공 시장 '셧다운'··· 언제 끝날지도 몰라
시장 정상화에 많은 시간 필요··· 자금만 쏟아부을 가능성도 커
인천국제공항에 이시아나항공기가 착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에 이시아나항공기가 착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했지만 HDC현산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3일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 건을 승인했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주식 61.5%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승인만을 기다렸던 HDC현산에게 걸림돌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제 계약금을 제외한 금액을 모두 완납하면 아시아나항공을 품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가 출입국을 통제하면서 항공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국내 수요마저 크게 줄어들며 아시아나항공은 하루하루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급휴가, 무급휴가에 구조조정이란 칼을 빼 들었지만,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를 종식하지 못한다면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서 HDC현산으로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다시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 운항 정상화가 언제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금을 계속해서 수혈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과 HDC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은 2조1772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계약을 맺으면서, 컨소시엄이 1차로 1조4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오는 4월 7일까지 실시하고, 아시아나항공은 이 중 1조700여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컨소시엄은 유상증자 일정을 바꿨다. 아시아나항공은 정정공시를 통해 자금 납입일을 '거래 종결의 선행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로부터 10일 경과한 날 또는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날'로 수정했다.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는 확고하지만, 일각에서는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을 포기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6일 아시아나항공 주식의 종가는 3455원이다. 이는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난해 11월 12일 아시아나항공 주가인 6580원의 52.5%에 불과하다. 기업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물론 HDC현산의 자금력은 아직 여력이 충분하다. HDC현산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HDC현산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 5338억원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유동자산 전체 규모는 3조2353억원이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리기에는 산업환경이 좋지 못하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부동산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이미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시장에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지방에서 분양한 분양 물량에서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다. 건축 사업을 위주로 하는 HDC현산으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여기에 자본시장이 극도로 경색되며 HDC현산으로서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정상화될 때까지 버티려면 충분한 총알을 확보해야 하지만 회사채와 기업어음(CD) 시장마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최후의 방법인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매각할 수도 있지만, 저비용항공사(LCC)도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하며 이익을 바라보기 힘든 궁지에 몰렸다. 선뜻 나설 매수자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계약금을 포기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여기서 접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도 모르지만, 종식된 후에도 글로벌 항공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그때까지 버티다가 오히려 HDC현산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우려다. ‘승자의 저주’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는 이상이 없다고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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