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가 셀프 수리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영국과 유럽 국가에서도 셀프 수리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미국에서 셀프 수리 프로그램을 시작한 후 지난달에는 국내에서, 이번에는 유럽까지 확대한 것이다.
이번 셀프 수리 프로그램 대상은 갤럭시 S20, S21, S22 시리즈의 스마트폰과 갤럭시 북 프로 360 노트북 등이다.
셀프 수리 프로그램, 즉 셀프 수리권의 보장은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 처음으로 제시되었다.
당시 뉴욕주 상원은 소비자가 직접 전자제품을 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전자제품을 직접 수리할 권리(Electrinics right to repair)'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의 통과는 IT업계에서는 의미가 컸다.
다수의 제조사는 제품 안전성 확보, 브랜드의 지적재산권 보호를 이유로 소비자가 직접 수리하는 것을 거부해왔다. 물론 소비자 스스로 수리를 못하게 하는 만큼 제조사에서는 A/S 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일부 품목은 비싼 수리비를 지불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오래된 제품이나 비인기 제품은 부품 수급 문제로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이때문에 소비자 중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사설 업체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이 경우, 향후 공식 서비스 이용에 제한이 생기게 된다.
이외에도 인근에 수리 서비스 업체가 없어 고장난 채로 제품을 이용해야 하는 등의 불편도 있었다.
소비자들의 불편은 제조사에 대한 요구로 변했다. 간단한 고장을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한 것이다.
결국 뉴욕주에서 이를 수용하며 셀프 수리는 소비자의 권리로 자리잡았다. 제조사들 역시 법안 통과를 계기로 셀프 수리를 위한 제품, 도구, 메뉴얼 공개를 진행하고 있다.
가장 먼저 나선 건 애플이었다. 애플은 자사의 대표 상품인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맥 등을 수리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정품 부품과 도구, 메뉴얼 등을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판매했다.
노키아는 올해 초 셀프 수리를 상정한 스마트폰을 선보이기도 했다. 미국의 전자기기 자가수리법 공유 사이트인 '아이픽스익(iFixit)'과의 협업을 진행하며 배터리 교체 기준 약 5분내외로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삼성전자의 셀프 수리 서비스 확대는 다소 늦은 편이다.
물론 전문 사설 수리 업체와 파트너십을 통해 수리과정을 소개하고 일부 부품을 제공하는 방식은 이미 마련되어 있었다.
그러나 셀프 수리를 하기에는 여전히 정보나 부품 제공이 아쉬웠던 만큼 이번 서비스 도입에서는 특히 수리 요구가 높은 부품들을 분석해 선보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스마트폰, 노트북 외에도 일부 TV 모델의 패널 교체도 가능한 것이 그 예다.
이와함께 국내에서는 '자가 수리 도우미 앱'을 통해 소비자들이 제대로 부품을 교체했는지에 대한 검사와 제대로 동작시키기 위한 최적화도 제공한다.
삼성전자 측은 "셀프 수리 서비스 프로그램을 통해 수리 선택권을 높이는 것 뿐만 아니라 수리 용이성도 지속개선할 예정"이라며 "향후 전 세계적으로 자체 수리 프로그램에 대한 액세스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임남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