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했지만 기업의 노력은 빛났다
[김병호 칼럼]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했지만 기업의 노력은 빛났다
  • 김병호 기자 bhkim@dailyenews.co.kr
  • 승인 2023.11.2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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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부산 엑스포의 꿈이 좌절됐다. 부산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실시된 2030년 엑스포 개최지 투표에서 참가국 165개국 중 29표를 얻어 사우디 리야드의 119표에 크게 밀렸다.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를 얻었다.
  
그동안 국민과 기업, 정부와 대통령 모두가 ‘원팀’이 되어 뛰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사우디의 오일머니에 밀린 것인데 그럼에도 정부와 기업의 외교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초 계획대로 됐다면 부산 엑스포는 4조9000억원이 투자되는데 참가국 200개에 관람 인원 5050만명, 고용 창출 50만명, 생산유발효과 43조원의 엄청난 효과를 낼 것으로 조직위는 밝혔었다. 이번에 좌절됐어도 재도전의 기회도 있으니 낙심할 일은 아니다.
  
비록 엑스포 개최권을 얻지는 못했어도 한국이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 가슴이 뭉클할 정도다. 한국의 민간유치위원회가 만난 회원국 고위 인사는 175개국 3000명에 달한다. 182개 회원국 거의 모두를 만난 셈이다. 민관 유치위가 18개월 동안 이동한 거리는 1989만 1579km나 된다. 지구를 495바퀴 돌았다는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은 파리에서 직접 브리핑을 하고, 각국 대표단을 만나 부산을 홍보하며 동분서주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진 외교부장관, 박형준 부산시장 등도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오일달러를 등에 업은 사우디 눈에 띄지 않게 첩보작전을 하듯 관계자를 만나며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다. 
  
삼성 등 대기업의 노력도 감동 그 자체다. 삼성전자는 해외 유명 관광지에서 부산 엑스포 홍보영상을 30만회 상영했다. 삼성은 네팔, 라오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레소토 등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현대자동차는 홍보영상을 제작해 올렸는데 공개 17일 만에 조회수 1억 뷰를 기록했다. 1억명이 부산 엑스포를 영상으로 접한 것이다. 현대차는 페루, 칠레, 바하마, 그리스를 전담 마크했다.
  
SK그룹은 엑스포 유치 지원에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50명을 투입했다. 회사 일을 제쳐놓고 부산 엑스포 홍보에 나선 것이다. SK그룹은 아프가니스탄, 아르메니아, 리투아니아, 몰타를 상대로 홍보전을 폈다. 

LG그룹은 파리에서 부산 엑스포 홍보용 버스 2030대를 동원해 파리 시내를 부산 버스 광고로 도배했다. LG는 케냐, 소말리아, 르완다 등을 공략했다.
  
삼성 이재용 회장, 현대차 정의선 회장, SK 최태원 회장, LG 구광모 회장, 롯데 신동빈 회장 등 대그룹 총수들이 대통령을 수행하면서, 때로는 각개 전투로 부산을 알리고 또 알렸다. 기업의 협력과 노력은 눈물이 날 정도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175개국 3000명을 만나기 위해 개최한 회의만 1645회에 달할 정도다. 삼성, SK, 현대, LG, 롯데 등 5대 그룹이 전체 교섭 활동의 90%를 담당했다고 하니 얼마나 구두가 닳게 뛰었는지 알게 된다.
  
이제 우리는 대기업에 새롭게 봐야 한다. 대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이 많은데 이들도 부산 엑스포를 위해 기업이 최선을 다해 뛴 모습을 본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반기업이 아닌 친기업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누가 뭐라고 해도 외국에서 돈을 벌어들이고, 국민을 먹여 살리는 것은 기업이다.
  
아쉽지만 2030 부산 엑스포는 일단 접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 첫 번째 도전으로 엑스포 같은 큰 행사를 따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다. 그만큼 유치가 어렵다. 이번에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평가해서 더 큰 것을 향해 나가야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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