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 우븐 케이스, 마모 심하고 스크래치 약하다는 평가 여전
애플의 파인 우븐이 '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에서 '올해의 회사상'을 11일(현지시간) 수상했다.
PETA 측은 "203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죽제품을 포기한 애플은 다른 기업들에게 중요한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PETA는 동물 권리를 위한 비영리 국제단체로, 동물이 가장 극심하고 오랫동안 고통을 겪는 네 가지 분야와 영역에서의 동물 학대 철폐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에 PETA의 상을 수상한 파인 우븐(Fine Wouven)은 애플의 친환경 정책을 위한 수단 중 하나다.
앞선 9월, 애플은 아이폰 15시리즈의 공개와 함께 앞으로 자사의 가죽 제품의 판매를 단계적으로 폐지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휴대폰 케이스, 지갑, 스트랩 등으로 이미 다수의 사용자에게 수요가 높은 제품이다. 애플은 이를 대신하기 위해 앞으로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만든 파인우븐 제품을 판매하겠다고 설명했다.
애플 측 설명에 따르면 파인 우븐은 기존 가죽 제품보다 탄소배출량이 적고 환경친화적인 제품이다. 뿐만 아니라 은은한 광택과 부드러운 스웨이드 느낌을 살렸다. 스포츠 루프의 경우 82% 재활용 원사를 사용한다.
리사 잭슨 애플 환경 담당 부사장은 "애플은 고객이 선호하는 제품을 만들면서 지구를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애플은 자사의 파인 우븐이 충분히 친환경적이면서도 기존 사용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여기에 더해 이번 수상을 통해 나름의 친환경성을 증명하기까지 한 셈이다.
그러나 실제 파인 우븐을 사용해야 하는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전환은 순조롭지만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사용자들의 만족도였다.
이미 기존 가죽 케이스도 애플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내구도가 약해 마모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특히 스크래치와 외부 오염에 취약해 가격 대비 오랜 기간 사용하기 어려웠다.
애플이 파인 우븐을 도입하며 사용자들은 기존 가죽 케이스의 단점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제품을 기대했다.
그러나 정작 공개된 파인 우븐의 내구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사용자들은 파인 우븐 케이스가 스크래치에 취약하고 먼지가 잘 붙는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IT전문매체인 더버지(The Verge)가 공개한 리뷰 기사가 대표적인 예시다.
더버지는 일주일 간 파인 우븐 멕세이프 지갑을 사용한 리뷰를 공개했다.
해당 리뷰에서는 육안으로도 쉽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스크래치는 물론 테두리 부분의 마모도 뚜렷했다.
더버지 측은 제품을 처음 꺼냈을 때부터 이미 몇 군데 마모가 눈에 띄었으며 보풀도 일어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케이스를 손톱으로 5회가량 긁고 손가락으로 이를 문질러 닦아냈으나 일주일이 지나도 해당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기존 가죽 케이스도 마모나 스크래치에 강하지는 않았으나 가죽의 특성상 관리 여하에 따라 충분히 빈티지한 분위기를 낼 수 있었다.
이와 달리 파인 우븐은 대체 소재를 사용한 탓에 스크래치가 그대로 남게 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방수 기능만은 가죽 케이스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을 흡수하긴 하나 케이스 자체에 손상 없이 건조된다는 주장이다.
단 가죽 케이스를 사용하던 사용자들이 단지 건조가 빠른 것만으로 파인 우븐 케이스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파인 우븐 케이스를 일부 지역과 모델은 구입하기 어렵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혔다. 가죽 케이스를 대체하기에는 공급 또한 원활하지 않은 셈이다.
제작 과정이 친환경적이라 하더라도 낮은 내구성 때문에 케이스를 이전보다 더 자주 바꿔야 한다면 과연 파인 우븐이 정말 친환경적일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데일리e뉴스= 임남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