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애완동물용 개모차가 아기용 유모차 판매 앞지르다니...
[김병호 칼럼] 애완동물용 개모차가 아기용 유모차 판매 앞지르다니...
  • 김병호 기자 bhkim@dailyenews.co.kr
  • 승인 2023.12.2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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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3분기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용 유모차, 이른바 ‘개모차’ 판매가 어린이용 유모차를 처음으로 앞질렀다고 한다. 인구감소와 반려동물 인구의 증가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인데 뭔지 모르게 씁쓸한 생각이 든다.

26일 G마켓에 따르면 반려동물 유모차의 판매 비중은 21년 33%에서 22년 36%로 늘어나더니 올 1~3분기에는 57%로 늘었다. 유아용 유모차 비중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21년 67%가 22년 64%로 줄었고 올해는 43%로 급격히 줄었다. 
  
이런 현상에 대해 G마켓은 구체적인 원인은 분석을 해봐야 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반려동물용 판매가 늘고, 유아용 판매는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저출산과 반려동물 인구 증가를 원인으로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합계출산율은 2000년 1.48명에서 2010년에는 1.23명으로, 2020년에는 0.84명으로, 2022년에는 0.78명으로 추락했다. 올해 0.72명, 내년에는 0.68명 얘기까지 나온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지난해 기준 602만 가구다. 전체 가구의 25.4%다.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 가구다. 인구로 치면 1000만명 이상이 반려동물을 키운다. 반려동물 가구의 75.6%가 개를, 27.7%는 고양이를 키운다. 반려동물을 많이 키우니 개모차의 수요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애완견이나 고양이를 유모차에 태우는 것을 비판하거나 나쁘게 볼 일은 아니다. 사람마다 삶의 방식이 다르고, 취미도 다르다. 또 외로움을 달래거나 기쁨을 느끼는 대상도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걱정되는 것은 출산율 저하다. 미국 뉴욕타임스에서 한국의 인구감소가 중세의 흑사병과 같다며 이대로 가면 인구가 너무 줄어 북한이 한국을 침략할 수도 있다는 칼럼을 게재해 충격을 준 게 엊그제다.
  
한국에서 지금 가장 급박한 것은 인구감소를 멈추는 일이다. 인구가 지금처럼 줄면 5000만 명이 붕괴되고 3000만 명까지 준다는 통계도 있다. 군인도 60만 대군이 50만으로 줄었는데 30만 명 유지도 힘들다고 한다.
  
이런 걱정 속에 개모차의 판매가 급증하고, 유모차를 앞섰다는 것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저 ‘애를 낳지 않고, 강아지를 많이 키워서 그렇다’고 넘어가기에는 너무도 사태가 심각하다.
  
한국이 전자, 자동차, 조선, 철강, 건설, 무역, 방위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 정상을 달리는 것도 따지고 보면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난 충분한 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이런 인력이 60세, 70세를 넘어 이제 은퇴하고 있다. 저출산이 이어지면서 인구 공백이 생기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과 맞먹는 것도 14억 인구가 배경이다. 인구가 적으면 아무리 땅이 넓어도 힘을 못 쓴다.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부상하는데 이 역시 인구 덕분이다. 인도는 인구에서 중국을 추월했다.
  
중국 시진핑이 여자들은 직장보다 가정으로 돌아가 임신과 출산에 힘쓰라고 한 것이나 러시아가 인구감소를 우려해 ‘무자녀세’를 검토하고, 북한 김정은이 여성들에게 출산을 독려한 것도 인구가 줄면 현 체제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공산주의를 따라갈 갈 필요는 없지만,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임신과 출산을 독려한 것은 남의 나라 일로만 봐서는 안 된다. 정부가 막대한 돈을 쓰지만 출산율은 갈수록 추락하는 게 한국이다.
  
국가의 최우선 정책을 인구 늘리는 데 두어야 한다. 개모차보다는 유모차가 더 많이 팔리는 세상이 와야 한다. 그래야 한국의 미래가 보장된다. 젊은이들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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