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격동의 2023년, 아쉽지만 열심히 달려왔다
[김병호 칼럼] 격동의 2023년, 아쉽지만 열심히 달려왔다
  • 김병호 기자 bhkim@dailyenews.co.kr
  • 승인 2023.12.28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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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면 빼먹지 않고 하는 말이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는 말인데 올해도 이 말은 예외 없이 들어맞았다. 정치, 외교, 안보,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큰일이 수도 없이 터지고, 나라 안은 시끄러웠다. 

가장 중요한 외교 안보 분야는 한국과 미국, 일본 정상이 지난 8월 미 캠프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 위협에 맞서 군사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게 주목을 받았다. 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우리에게 3국 협력은 절실한 과제다.

북한이 정찰위성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고, 9.19 남북 군사합의를 파기한 것도 우리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었다. 북한은 핵 사용을 법제화하고 심심하면 핵 공격 운운하는데 우리에겐 너무도 큰 안보 위협이다. 

이런 가운데 국산 우주발사체인 누리호가 위성을 싣고 우주로 날아가 궤도에 정착했는데 세계 7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우리 기술로 만든 발사체로 위성을 쏘아 올렸으니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정치는 여야가 늘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대장동 의혹 등의 혐의로 검찰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데 체포동의안이 지난 9월 국회에서 가결됐음에도 법원이 영장을 기각해 기사회생했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면 정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데 기적처럼 살아났다.

경제적으로는 고물가와 고금리로 국민들, 특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고통을 받았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3.50%지만 실제 은행, 보험, 카드사의 대출금리는 7~8%를 넘어 17~18%에 육박하기도 했다. 예금금리도 10%짜리가 있었다. 물가도 서민들의 삶을 압박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린 것도 빼놓을 수 없다. 1년 12달 중 2월, 7월, 8월, 10월을 제외한 8달이 월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지구 ‘온난화’를 넘어 ‘열대화’라는 말까지 나왔다. 7월에 청주 폭우로 오송 지하차도가 물에 잠겨 14명의 사상자를 낸 것은 큰 아픔이다.

저출산도 심각한 문제였다.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기의 수)이 0.72명으로 추락했다. 남자와 여자 두 사람이 결혼해서 아이를 1명도 아닌 0.7명 낳고 만다는 것인데 결국 고령화만 촉진된다. 10월에 태어난 아이가 1만8094명인데 1981년 월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교육계는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이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경찰이 조사까지 했다. 교사들이 교권 회복을 외치며 들고 일어나 국회 앞과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어 목소리를 냈다.

아쉬운 국가적 사업도 있었는데 8월 전라북도 부안 일대에서 열린 새만금 잼버리대회가 준비 소홀 등으로 파행을 겪은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전 세계에 확산하는 최고의 기회였는데 이를 살리지 못했다.

2030 부산 엑스포는 오일 달러로 무장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벽을 넘지 못했다. 509일간 정부와 재계 인사들이 지구를 495바퀴 돌 정도의 거리를 오가며 유치전을 펼쳤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국제적으로도 이슈가 많았는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가장 큰 관심을 끌었다. 어느 나라던 힘이 없으면 침략을 당하고, 국민이 고통받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었다.

2023년, 힘들고 어려웠어도 모두가 열심히 달려온 한 해였다. 사람마다, 가정마다, 직장마다, 기업마다, 정부 부처마다 한해를 돌아보면 잘한 것보다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게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오늘까지 무탈하게 달려오고 새해를 맞이하는 것은 감사할 일이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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