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이재명 피격은 서로 인정하지 않는 극단 정치의 표본
[김병호 칼럼] 이재명 피격은 서로 인정하지 않는 극단 정치의 표본
  • 김병호 기자 bhkim@dailyenews.co.kr
  • 승인 2024.01.04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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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가덕도 방문 도중 목 부위를 피격당했다.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조치 후 서울대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2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처음에는 1.5cm 열상이라고 했는데 나중에 내경정맥 손상으로 밝혀져 자칫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었다고 한다.

피의자 김 모씨는 전직 서울의 공무원 출신으로 충청남도 아산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한다. 주민들은 평소 인사도 잘하고 예의도 바른 김 씨가 이런 큰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며 놀란다.

경찰은 김 씨를 살인미수 협의로 구속했는데 아직 왜 이런 끔찍한 범행을 했는지는 입을 다물고 있다. 또 김 씨가 한때 모 정당의 당원이었다는 말도 나와 경찰이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압수수색하고, 당원 명부 확보에 나섰다. 조만간 어느 당에 속했는지 범행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질 것이다. 

그동안 정치권에는 여러 테러 행위가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06년 5월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세 중 커터칼로 오른쪽 뺨을 11cm 베이는 상처를 입었고, 2007년 11월에는 이회창 후보가 계란 투척을 당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2022년 7월 신촌 유세 도중 망치로 머리를 저격당했다.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극단의 정치, 양극화 정치, 상대를 적으로 보는 정치가 부른 부작용이다. 정치는 좌도 있고, 우도 있고, 미워하는 사람도 있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 다르다.

문제는 생각이 다른 것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칼을 휘두르고, 망치로 때리고, 달걀도 던진다는 점이다. 이는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는 행위다.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데 이를 인정하지 못한다.

올해는 4월에 총선이 있는데 이번 사건과 유사한 일이 또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언제 어디서 정치인 대상 폭력이나 피격 사건이 생길지 모른다. 이재명 대표를 공격한 김 모 씨처럼 지지자라며 바짝 따라다니면 이를 제지하기도 어렵다.

정치인 피격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부정하고, 파탄 내는 것으로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하지만 처벌한다고 정치인 대상 폭력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여기에 경호의 어려움도 있고, 실제로 정치인들은 이를 걱정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 피격 사건은 이 땅에 다시는 정치인 피격이 없어야 한다는 큰 교훈을 남겼다. 이를 위해 정치인들이 먼저 국민에게 정치 불신을 심어주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국회도 잘 운영해서 싸우는 모습 보이지 말고, 국민이 바라는 게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국민들도 정치인을 혐오해선 안 된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좌파든 우파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데 그 방법이 다를 뿐이다. 문제 해결 방법과 접근 방법, 지향점이 나와 다르다고 공격해선 안 된다.

연초부터 큰일이 생겨 정치권은 혼란스럽고, 국민은 정치 안정을 걱정한다. 이럴수록 각자가 자기 일에 충실하면서 상대방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정치인의 피격도 없어야 하고, 일반 국민도 피격당하지 않고, 안전하게 사는 나라가 돼야 한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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