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대만 총통 선거가 한국에 미칠 영향 최소화 해야
[김병호 칼럼] 대만 총통 선거가 한국에 미칠 영향 최소화 해야
  • 김병호 기자 bhkim@dailyenews.co.kr
  • 승인 2024.01.15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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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선거의 해 첫 번째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親美) 성향의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됐다. 13일 치러진 대선에서 라이칭더는 558만6000표(40.05%)를 얻어 친중 성향의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467만1000표, 33.49%)를 눌렀다.

이번 선거는 대만의 총통 선거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미국과 중국의 대리 선거라고 볼 수 있다. 라이칭더는 미국에 가깝고, 패배한 허우유이는 중국 편에 서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은 나라 대만 선거인데도 세계 언론의 관심이 쏠렸다.

2024년은 세계 76개국에서 총선이나 대선이 치러진다. 대만 대선은 가장 먼저 치러졌는데 일단은 자유 진영의 승리다. 3월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선, 4월에는 한국의 총선과 인도 대선, 6월에는 유럽의회 선거, 11월에는 하이라이트인 미국 대선이 치러진다. 올해 선거에 참여하는 인구는 42억 명인데 전 세계 인구의 41%다. 

대만 선거는 앞으로 대만과 중국의 양안(兩岸) 문제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미국은 대만 라이칭더 후보의 당선을 축하했는데 중국은 미국이 대만 편을 든다며 반발했다. 독립은 곧 죽음이라는 것이다.

대만과 중국 문제는 복잡해질 전망이다. 중국이 대만 침공을 벼르고 있는데 무력 시위가 더 격해진다. 선거 당인인 13일에도 중국은 전투기와 군함을 동원해 대만 인근에서 무력 시위를 벌였다. 이런 모습에 불안을 느낀 대만 여론이 친미 후보 쪽으로 기울었다는 얘기도 분석도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걱정된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등 첨단기술 이전을 금지하고 있고, 중국이 자기 해역이라고 주장하는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고수한다. 양국이 남중국해에서 충돌 소지가 다분하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당장 한국은 원유 70% 이상을 대만해협이나 남중국해를 통해 들여오는데 해상 수송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면 한국은 원유나 가스 수입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미국과 중국이 대만을 둘러싸고 전쟁을 한다면 한국에 있는 주한미군이 참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주한미군이 참전하면 중국과 한국의 문제가 복잡해진다. 미군이 참전해 힘의 공백이 생기면 북한이 남한을 공격할 우려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이런 어려움이 있음에도 친미 성향의 후보가 총통이 된 것은 천만다행이다. 만일 친중 인물이 당선됐다면 대만에 있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기업 TSMC가 중국의 영향권에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반도체를 통제해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릴 염려도 없지 않다.

한국은 앞으로 지금보다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 미국이 중국을 경제적으로 제재하고, 군사적으로 압박하면서 한국의 참여를 요구할 텐데 미국 편에 서지 않을 수 없다. 그럼 한국과 중국 관계는 더 나빠진다고 봐야 한다.

대만 선거 결과는 친미 후보가 당선되든, 친중 후보가 당선되는 한국에는 큰 영향을 미치는데 중요한 것은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참으로 어려운 상황인데 이런 때 지혜롭게 대처하는 게 외교력이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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