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 프로, 예약 판매량 약 16~18만대로 추정
애플의 비전 프로를 두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태도가 변화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IT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비전 프로 전용 유튜브 앱 개발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구글은 비전 프로만을 위한 전용 앱을 만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구글 측은 비전 프로로 유튜브를 이용하고 싶다면 사용자가 인터넷 브라우저인 사파리를 경유해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비전 프로 전용 앱을 출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건 구글뿐만이 아니었다.
전 세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스포티파이, OTT 플랫폼 부동의 1위인 넷플릭스도 전용 앱 출시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가장 큰 이유는 사용자 확보의 어려움이었다.
이들은 아무리 애플이 제작한 제품이라도 초기 제품의 한계점과 비싼 가격 탓에 사용자 확보에 애플이 비전 프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비전 프로는 착용형, 공간형 컴퓨터라는 별칭과 달리 현재는 장시간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우선 배터리의 제한성으로 인해 2시간 이상 이용이 어렵다. 뿐만 아니라 600~650g의 무게는 목과 어깨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외부에서의 사용도 제한되며 일반 사용자에게는 선뜻 구매하기에는 망설여지는, 안정성이 떨어지는 시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할 것이란 분석이었다.
그러나 실제 애플이 비전 프로가 시장에 본격 출시되자 일반 사용자들의 인식이 다소 바뀌기 시작했다. 제품의 한계성이 보여도 비전 프로를 구입하려는 이들이 예상치를 넘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예약 판매에서 완판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점차 실 사용기가 올라오며 호기심을 자극한 점과 애플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이 구매를 망설이지 않는 점이 판매율에 큰 영향을 줬다.
애플 전문가로 알려진 밍치궈(Ming-Chi Kuo)는 "애플이 출시 첫날 주말 동안에만 16~18만 대의 비전 프로를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출발로, 애플의 목표치인 6~8만 대를 크게 웃도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애플의 아이폰과 같은 주력 제품과 비교한다면 낮은 수치이지만 라인 전체의 첫 제품인 점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성과다.
이같은 관심에 따라 구글은 이전과 다르게 전용 앱을 개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유튜브는 현재 3D 및 360도 비디오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비전 프로 역시 추구하는 기능이 이와 유사한 다양한 경험성, 공간 감각인 만큼 해당 기능을 활용한다면 충분히 빠른 시일 내에 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구글의 태도 변화는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전용 앱 출시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유튜브는 전 세계적으로 높은 사용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튜브 뮤직, 영화 구매 서비스의 이용률도 점차 높아지고 있어 플랫폼 간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유튜브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결국 전용 앱 출시를 반대하던 기업들도 이에 맞춰 비전 프로용 앱 개발에 착수하거나 기존 앱에 기능을 추가해야 한다는 예상이다.
한편 비전 프로는 지난해 6월 연례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공식 공개되었으며 올해 1월 19일(현지시간)부터 미국에서 사전 판매를 진행했다.
[데일리e뉴스= 임남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