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나무가 기온을 내린다? 워밍 홀의 비밀은 산림조성"...환경에 맞는 조림사업 영향성 주목
[글로벌 트렌드] "나무가 기온을 내린다? 워밍 홀의 비밀은 산림조성"...환경에 맞는 조림사업 영향성 주목
  • 곽지우 기자 jiwoo94@dailyenews.co.kr
  • 승인 2024.02.2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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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디애나 대학교 연구팀, 동부 지역 기온 낮은 원인으로 재조성된 산림 지목
나무의 냉각효과만 노리고 산림 조성하는 건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 필요
산림 조성이 탄소 흡수 효과 뿐 아니라 기온 상승 억제 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사진=Pixabay)

미국 동부가 타 지역에 비해 온도가 비교적 낮은 원인으로 재조성된 산림이 지목됐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말러리 반스 교수 연구팀은 최근 미국 지구 물리학회를 통해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 동남부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기온이 크게 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는 온난화 흐름과 달리 해당 지역의 기온이 상승하지 않은 것을 두고 '온난화의 구멍(워밍 홀, warming hole)'이라는 명칭으로 알려졌다.

산림의 증산작용으로 숲이 재조성된 지역에서 기온 상승폭이 작게 나타나며 '온난화의 구멍'이 나타났다. a)산림의 나이 b)숲이 재조성된 지역(초록색) c)1900년부터 2010년까지의 온도 상승 추이(사진=미국 지구 물리학회 보고서)

연구팀은 워밍 홀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미국 동부 산림 지역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대상 지역인 미국 동부는 20세기 초, 대규모 개발로 인해 황폐화됐으나 1920년부터 산림 재조성 사업이 진행됐고 현재는 1500만 헥타르에 달하는 산림이 복원된 상태다.

연구팀은 해당 사실에 집중해 기상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산림 복원이 이뤄진 지역에서 냉각 효과가 발생했다. 

복원된 산림은 기온을 1~2도 낮췄으며 특히 폭염이 발생하는 여름철에는 최대 5도의 냉각 효과를 보였다.

이는 나무뿌리가 토양의 물을 끌어올리며 증기를 대기 중으로 방출하는 증산 작용 때문이다. 이를 통해 반경 400여 미터에서는 냉각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말러리 반스 교수는 "나무는 사람이 땀을 흘리는 것과 같은 증산작용을 통해 표면 온도를 낮추며 주변 반경 400m의 기온을 낮췄다"며 "앞으로는 탄소 흡수와 더불어 냉각효과까지 고려해 도심 산림 복원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나무의 냉각 효과가 기후변화 대책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산림 복원을 통해 냉각 효과가 자연스레 발생할 수는 있으나 기후변화 억제하기 위해 해당 효과만 노리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된다는 주장이다.

산림 복원을 통해 냉각 효과가 자연스레 발생할 수는 있으나 기후변화 억제하기 위해 해당 효과만 노리는 것은 환경에 따라서는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사진=pixabay)

실제 기후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산림 복원은 오히려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프리카다.

아프리카는 근래 들어 산림 복원 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 중 하나다. 

아프리카 산림경관복원 이니셔티브(AFR100) 등이 적극적으로 산림 복원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미 자연적으로 초원 생태계가 조성된 지역에 인위적으로 숲을 조성하면 오히려 생태계 균형이 깨질 위험이 있다. 

AFR100에 참여 중인 6개 이상의 나라에는 산림이 존재하지 않는다. 초기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탄소저감이나 냉각효과만을 위해 섣불리 산림을 조성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산림을 조성하는 것 외에 정밀한 분석을 통해 기존 환경을 헤치지 않는 적정선, 수목(樹木)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

캐서린 파 남아프리카공화국 위트워터스랜드 대학교 연구원은 "아프리카에는 산림이 아닌 지역이 많다"며 "숲과 나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숲 외의 생태계 시스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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