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건물 에너지 효율 상승을 위한 법안에 합의했다.
EU의회는 12일(현지시간) 회원국들의 건물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새 법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침은 오는 2030년까지 EU의 평균 탄소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지난 2021년 발표한 입법 패키지 핏포55의 일환으로 제정됐다. 찬성 370표, 반대 199표, 기권 46표로 가결된 이번 법안은 이사회 승인 후 공식 시행된다.
EU 전체의 40%에 달하는 건물의 냉난방에 쓰이는 에너지는 대부분 화석연료 기반이기에 탄소 배출량 또한 EU 온실가스 배출량의 36%를 차지한다.
오는 2028년부터 EU 회원국 공공기관 소유 신축 건물은 배출량 0을 기록해야 하며, 2030년부터는 모든 신축 건물에 적용된다. 이번 법안은 건축 자재 생산부터 생애 주기 전 과정에 걸쳐 배출량을 계산한다.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들의 의견에 따라 주거용 건물은 농업용, 임시, 역사적 건물, 교회 등과 더불어 이번 법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편 기존 건물의 에너지 효율 개선에 대한 계획을 포함하는 이번 지침으로 에너지 효율 개선 작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가능해졌다.
주거용 건물의 경우 오는 2030년까지는 최소 16%, 2035년까지 최소 20~22%의 평균 에너지 사용량 감축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오는 2030년까지 에너지 효율이 가장 낮은 비주거용 건물들 중 16%, 2033년까지는 26%를 기준에 맞게 개조해야 하며 기술적, 경제적 환경이 마련된 국가들의 경우 오는 2030년 모든 신축 건물에 태양광 설비 배치가 의무화된다.
이외에도 각국은 오는 2040년 냉난방 시스템에서의 화석연료 단계적 퇴출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일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난방을 사용해야 한다. 화석 연료 난방 보조금은 내년 폐지된다.
탄소 배출을 줄인 친환경 건축 업체들이 전 세계적 주요 이슈 중 하나다.
콘크리트 주재료인 시멘트는 1톤 생산 시 0.8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건설 부문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이다.
이를 대체하거나 콘크리트의 주 원료인 시멘트에 탄소를 주입시켜 내구성을 높이면서도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상쇄시키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캐나다 스타트업 카본큐어는 광물탄산화에 기반한 방식으로 콘크리트 합물에 포집된 액상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다른 스타트업 카비크리트는 철강 제조 시 발생하는 부산물 슬래그를 시멘트 대신 사용하는 제조기술을 발표했다. 철강 슬래그를 사용하면 시멘트가 굳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가둘 수 있으며, 산업 쓰레기를 재활용하기 때문에 생산 단가 또한 낮아진다.
건축분야의 탄소 배출 규제가 강해짐에 따라 관련 기술에 관한 연구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시아란 커프 유럽 의회 의원은 "이 지침은 사람들이 에너지 요금을 절약하고 사람들을 에너지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는 동시에 우리 건물의 배출량을 줄이고 화석 연료 수입에 대한 수요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