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따라 최근 1년간 해수면 온도가 빠르게 오르며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과 미국 메인대학 기후분석기에 따르면 3월부터 1년여간 해수면 온도가 매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미국 CNN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작년 3월 16일 전 세계 바다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21도로 종전 최고치인 2016년 3월 16일과 같은 온도를 기록한 이후 1년간은 1982년 해수면 온도 관측을 시작한 이후로 가장 높았다.
이번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평균 해수면 온도는 전년대비 0.25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그레고리 존슨 NOAA 박사는 "0.25도는 20년간의 상승분"이라며 "꽤 크고 꽤 중요하며 약간 놀라운 결과"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상승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와 더불어 최근 잦아진 엘니뇨를 꼽았다. 엘니뇨는 통상적으로 2~7년 주기로 반복되는데 앞선 여름에는 4년 만에 발생했다.
엘니뇨가 발생하는 시기에는 해수면 온도가 빠르게 오르며 소멸 이후 라니냐가 시작되며 기온이 내려간다.
바다는 지구 온난화로 생기는 열을 90% 넘게 흡수한다. 이때문에 해수 온도가 높아질 경우 해양 생태계가 피해를 입으며 폭우, 폭풍 등의 기상이변이 더 잦아진다.
카리나 폰 슈크만 프랑스 메르카토르 오션 인터내셔널 해양학자는 "해수온 상승폭은 지구온난화의 상태 및 변화를 알 수 있는 지표"라고 말했다.
수온 상승에 따른 대표적인 결과물이 산호 백화현상이다. 최근 세계 최대 산호초 군락인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는 또다시 대규모 백화 현상이 관측된 바 있다.
백화 현상은 산호와 해조류가 공생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며 방출되고 이 기간이 길어질 경우 산호가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하며 일어난다.
이뿐 아니라 수온이 오르면 바다의 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지고 빙하 유실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가속화되는 등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해수면 온도가 오르면 수증기 증발이 많아지고 태풍이 짧은 시간에 급격히 발달하는 급강화 현상으로 이어진다. 태풍은 바다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대기 중의 찬 공기를 만나 방출되는 에너지에 의해 발생하는데 온도 상승에 따라 더 많은 열과 수증기가 공급돼 더 강해지는 것이다.
카리나 폰 슈크만은 "바다가 따뜻해질수록 폭풍을 부채질할 수 있는 더 많은 에너지가 이용 가능하다"며 "과거와 달리 현재는 엘니뇨가 지나간 후 온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대기 중의 온실가스가 계속 누적된다면 장기적으로 계속 신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와 같은 수준의 고수온이 이어질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북대서양 인근 국가들이 기상이변에 따른 피해를 받을 전망이다.
조엘 허스키 영국 국립 해양학 센터 해양 시스템 모델링 책임자는 "올 하반기까지 고수온이 계속된 후 라니냐가 발생하면 허리케인 발생 위험을 매우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