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된 주거난과 기후변화로 타이니 하우스가 새로운 주거 환경으로 제시되고 있다.
타이니 하우스란 3~11평 사이의 작은 공간에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이동이 가능한 형태의 주택이다. 이동과 조립에 적합한 소재를 사용해 어떤 지형에서도 정착이 가능하다.
2005년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태로 임시 컨테이너를 주거지로 사용하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타이니 하우스는 부동산 가격 폭등과 함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전 세계 주요 국가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적인 집값 상승 현상은 코로나19 이후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상황으로 주택 수요는 늘어난 반면 세계적인 공급망 마비로 주택 원자재 값 등이 폭등하며 집값이 오른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은 지난해 2월 주택가격지수가 전년 대비 12.2% 오르며 199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타이니 하우스는 높아지는 부동산 가격과 달리 저렴한 가격으로 주택 마련이 가능하다.
업계 추산치에 따르면 타이니 하우스를 짓는데 필요한 금액은 일반 아파트를 구매하는 비용의 약 10% 가량 밖에 들지 않는다.
2015년 워싱턴DC 시의회는 주택 마련 정책으로 만 18~33세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총 1000채의 타이니 하우스를 건축하겠다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DC 주택 평균가격 50만 달러 가량인 것과 달리 타이니 하우스는 약 5만 달러로 구매가 가능하다.
또한 타이니 하우스는 일반적인 주거형태보다 친환경적이다.
미국의 1인당 가정용 전력 소비량은 약 4487kWh로 대형 양문형 냉장고를 기준으로 132대 정도를 한 달 동안 틀어놓을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 타이니 하우스는 약 5평 가량의 공간으로 냉난방 등에 필요한 에너지 역시 20% 내외 밖에 들지 않는다.
영국 기업 타이니 하우징 컴퍼니에 따르면 타이니 하우스는 건축 자재도 덜 들 뿐만 아니라 평균적으로 영국 주택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20~30%만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타이니 하우스는 이동식으로 지어지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지붕에는 태양열 발전기를 설치해 전력을 공급 받고 수도는 빗물을 정화하는 등 자체적인 에너지 생산에도 유리하다.
오프 그리드는(off-grid)는 외부에서 전기나 가스 등의 에너지를 제공받지 않고 직접 에너지를 생산해 사용하는 생활 방식이다.
타이니 하우스는 지붕에는 태양열 발전기를, 상하수도는 빗물을 정화하는 방식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지열을 통한 난방, 풍력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 등에 적용한 오프 그리드 방식에 적합하다.
한편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타이니 하우스는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타이니 하우스는 주요 주거공간이 아닌 농막, 별장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이 원인"라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오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