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해진 가을이 꿀벌을 위협한다"...꿀벌 노동시간 증가하며 개체 수 급감으로 이어져
"따뜻해진 가을이 꿀벌을 위협한다"...꿀벌 노동시간 증가하며 개체 수 급감으로 이어져
  • 곽지우 기자 jiwoo94@dailyenews.co.kr
  • 승인 2024.03.27 1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겨울철 온화한 날 많아지며 꿀 채취하기 위한 비행시간 늘어나 이듬해 봄 생존율 저하
식량 안보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꿀벌이 기후변화 여파로 급감하고 있다. (사진=Pixabay)

꿀벌의 개체 수 급감의 직접적 원인으로 길어진 가을이 지목되었다. 

워싱턴대학 연구진은 기후변화와 개체 수 변화의 상관관계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해 관련 내용을 26일(현지시간)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발표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가을이 길어지고 이로 인해 꿀벌의 활동량도 증가, 개체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과거(a)부터 가까운미래, 먼 미래의 11월부터 1월 말까지의 평균 연간 비행 시간 변화. (사진=네이쳐)

꿀벌은 공 모양으로 한데 모여 추운 겨울을 버티다 적정한 온도가 갖춰지면 꿀을 채취하러 벌집을 나선다. 

월동 기간의 꿀벌은 다른 동물과 달리 동면하지 않고 집단생활을 이어간다. 이때 벌집 내에서는 생존을 위해 개체 수 조절, 유충의 성장을 위한 활동이 진행된다. 

그만큼 꿀벌에게는 가을철 월동준비가 중요하다. 충분한 꿀이나 사양액을 확보해야 하고 여왕벌의 산란, 어린 개체의 성장 등이 충분히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작년 가을, 평년보다 높은 온도가 이어지며 시민들이 해수욕장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최근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영상 10도를 넘는 따뜻한 가을이 이어지며 꿀벌의 노동시간이 증가하고 있다.

꿀벌의 노동시간 증가는 수명과도 직결된다. 급격한 온도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벌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죽거나 벌집으로 돌아오더라도 겨우내 죽을 확률이 높다.

이는 다시 일벌 감소, 유충의 성장 조건 불충분으로 이어진다. 겨울을 지나 새로 태어나는 꿀벌보다 버티지 못하는 개체 수가 늘어나며 최종적으로 군집 붕괴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온난화가 가속화되며 이같은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꿀벌의 개체 수 감소는 식량 안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사진=pixabay)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 71% 이상이 꿀벌의 도움을 받아 수분을 한다. 

이처럼 식량 안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꿀벌 개체 수가 줄어들면 많은 식물이 번식할 수 없어 최종적으로는 식량 안보에도 경고등이 들어온다.

커티 라자고팔란 교수는 "가을이 길어지며 꿀벌의 노동량이 늘어나 봄까지의 생존율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과거부터 미래까지의 북부 오막 지역과 리치랜드 지역 최소 군집 크기 변화.(사진=네이쳐)

연구진은 현재와 같은 수준의 기후변화를 가정해 오는 2050년과 2100년까지의 워싱턴 주 벌집의 꿀벌 개체 수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통상 2만마리에서 2만5000마리가 서식하는 벌집의 꿀벌 개체 수가 2050년 경에는 9000만 마리 이하로 추정되었다. 더불어 2100년에는 5000만 마리 이하로까지 줄어들며 생존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추운 겨울을 나는 꿀벌이 기후변화를 더 잘 견디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워싱턴 주 북부 산악지대에 위치한 오막 지역의 벌집의 개체 수는 리치랜드 지역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았다.

이에 연구진은 겨울 동안 꿀벌을 벌집으로 유도한 후 냉장 보관하는 방법을 대응 방안으로 제시했다. 연구진들의 시뮬레이션에서 냉장 보관을 대안으로 적용할 경우 2100년 벌집 내 개체 수는 1만5000마리 선을 유지했다.

한편 이번 논문 작성에 참여한 데그란디 호프만 박사는 "기후조건만으로 개체 감소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시뮬레이션을 통해 밝혀졌다"며 우려를 표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만리재로 14 르네상스타워 1506호
  • 대표전화 : 02-586-8600
  • 팩스 : 02-582-8200
  • 편집국 : 02-586-8600
  • 광고마케팅국 : 02-586-860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남현
  • 법인명 : (주)데일리경제뉴스
  • 제호 : 데일리e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5140
  • 등록일 : 2018-04-25
  • 발행일 : 2018-05-01
  • 대표이사/발행인 : 김병호
  • 편집인 : 정수성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김병호 02--586-8600 dailyenews@naver.com
  • 데일리e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데일리e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e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