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결산] "역사적 성과인가, 아쉬운 실패인가?"...화석연료 첫 합의한 COP28, 평가 두고 엇갈린 반응 나와
[COP28 결산] "역사적 성과인가, 아쉬운 실패인가?"...화석연료 첫 합의한 COP28, 평가 두고 엇갈린 반응 나와
  • 곽지우 기자 jiwoo94@dailyenews.co.kr
  • 승인 2023.12.1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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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성과 VS 화석연료 퇴출, 강제성 빠진 반쪽짜리 합의...최종 성과 두고 온도차 커
손실과 피해 기금 모금액, 필요액 1% 미만에 그치며 아쉬움 남아
COP28 주요 협의 내용. (그래픽=데일리e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부터 진행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이 마무리되었다.

당초 예정보다 하루 연장된 만큼 이번 COP28은 각국의 의견차를 좁히는 데 노력을 기울인 총회였다.

또한 화석연료와 관련해 국제사회가 첫 합의를 이뤄내며 역사적인 성과를 내기도 했다. 

다만 각국의 입장 차를 고려해 다소 완화된 표현을 사용한 점을 비롯해 구체적인 행동안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으며 아쉬운 부분 또한 남은 총회가 되었다는 평가다.

국제사회가 첫 회담 이후 28년만에 화석연료 감축에 처음으로 합의했지만 합의안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Pixabay)

■ 당사국 총회 시작 후 28년 만에 '화석연료 중단' 역사적 첫 합의안 

예정된 폐막일을 넘기게 된 가장 큰 원인은 화석연료의 폐지였다.

COP28의 막바지까지 산유국과 중국, 인도 등은 화석연료의 폐지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했고 이와 달리 미국, EU는 화석연료 폐지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해왔다. 

이같은 입장차는 26시간이라는 긴 연장 협상 끝에 마무리되었다.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 COP28 의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transitioning away)' 문구를 포함한 합의안 'UAE 합의안'을 발표했다. 

이번 합의문에는 "2050년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향후 향후 10년 내 공정하고 질서있는 방식으로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을 시작·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외에도 이번 합의에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3배 증설 ▲배출 가스 저감 장치가 없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신속한 폐기와 신규 허가 제한 ▲비효율적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대기중 탄소포집,저장 기술(CCS) 확충 ▲2030년까지 메탄 대폭 감축 ▲운송 부문 배출량 감축 가속화 등 이전 초안의 내용 또한 그대로 담겼다.

EU는 지속적으로 화석연료 퇴출을 주장해왔으나 이번 협의에는 해당 표현은 포함되지 않았다. (사진=pixabay)

이때문에 EU 등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화석연료 퇴출(phase-out)에 비해서는 후퇴한 협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중에서도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침수 등 기후위기의 직접적인 희생양 태평양 섬나라들은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문구 대신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으로 완화된 이번 합의에 대해 강제성이 부족한 '반쪽짜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화석연료로 인한 온실가스가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키는 상황에도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대신 탄소포집 등 대체 방안들을 제시하며 산유국들의 입장을 그대로 전한 것 아니냐는 것.

기후위기의 직접적인 희생양 태평양 섬나라들은 이번 COP28의 성과를 비판하고 있다. (사진=pixabay)

이와 달리 역사적 첫 합의라는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이들도 있다.

지난 2021년 열린 COP26에서의 석탄감축을 제외하면 국제사회의 첫 화석연료 폐지에 대한 합의이기 때문이다. 특히 당시에도 대상을 석탄만으로 정의했던 것에 비하면 모든 종류의 화석 연료 저감이 명시된 건 1995년 첫 총회 이후 처음이다. 

알 자베르 의장은 UAE 합의안을 "기후 행동 가속화를 위한 강화되고 균형 잡힌 역사적 합의"라고 평가하며 "진정한 성공은 합의 이행에 달렸다"고 말하며 국제사회의 행동을 촉구했다.

이어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 특사는 "다자주의가 실제로 힘을 합친 순간"이라며 "사람들이 각자의 이익을 취하면서도 공동선을 정의하려고 시도했다"고 말했다. 

에스펜 바르트 아이데 노르웨이 외무부 장관 또한 "인류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명확한 문구를 중심으로 단결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화석연료 감축을 제외한
화석연료 감축 이외의 합의안 내용 또한 기존보다 다소 완화된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사진=Pixabay)

■ 손실과 피해 기금 공식 출범했으나 모인 기여금은 필요액의 1%도 안돼

이번 총회 초 합의에 이른 ▲손실과 피해 기금 ▲재생에너지 증설 서약 등 이외 요소들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개막 당일이던 지난 30일(현지시간) 국가들의 합의에 따라 공식 출범한 손실과 피해 기금에는 COP28 주최국 ▲아랍에미리트 1억달러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각각 1억8000만달러 ▲영국 6000만달러 ▲미국 1750만달러 ▲일본 1000만달러 등 기여를 약속했다.

또한 ▲덴마크 5000만달러 ▲아일랜드 ▲EU가 각 2700만달러 ▲노르웨이 2500만달러 ▲슬로베니아 1500만달러 ▲캐나다 1200만달러 등을 기여해 현재까지 총액 8억달러 수준의 기금이 형성됐다.

다만 실제 기후위기 대응에 필요한 수천억달러에 비해서는 턱없이 모자른 금액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집계 방식이나 단체에 따라 상이하지만 개도국의 손실액은 최소 1000억달러에서 5800억달러에 달해, 현재 모금된 금액은 필요한 액수의 1%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손실과 피해 기금이 후위기 대응에 필요한 수천억달러에 비해 모자르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pixabay)

■ 재생에너지 확충, 온실가스 감축 합의안도 구체적인 목표 빠져

이번 재생에너지의 3배 증설 관련 내용을 비롯해 주요 온실가스 감축 부분 또한 최종 합의문에서 대폭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합의문에는 재생에너지 증설과 관련해 '오는 2030년까지 지난해 대비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3배로 늘려 1만1000기가와트(GW)를 달성하고 에너지 효율 개선율 또한 지난해 대비 연 4.1% 수준의 개선'에서 변경되어 ▲기준점 ▲목표 용량 ▲에너지 효율 개선율 등이 모두 빠진 재생에너지 용량 3배, 에너지 효율 개선율 2배 개선만을 남겨두었다.

이외에도 각종 오는 2030년,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담겨있었던 이전 초안과 달리 '2030년까지 감축을 위해 노력한다'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COP28의 성과에 대해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기후위기가 화석연료 위기라는 것을 마침내 인식한 중요 이정표"라면서도, "화석연료 시대 종식 여부는 앞으로 행해질 조치와 재정 동원에 달렸다"며 국제 사회가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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